학술성과/논문

『조선출판경찰월보』 수록 아나키즘 잡지의 검열 양상과 의미 -재일조선인 발행 잡지를 중심으로

인문미래연구소 2022. 12. 26. 13:45

일제강점기 조선의 출판물을 검열하기 위해 발행한 문건인 『조선출판경찰월보』에는 아나키즘 잡지와 관련된 행정처분 사유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본고는 이 문건을 통해 아나키즘 잡지의 검열 양상과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특히 재일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발행한 아나키즘 잡지의 검열을 통해 총독부의 이입 출판물에 대한 사상 통제 양상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조선출판경찰월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본에서 재일조선인이 발행한 아나키즘 잡지는 『흑전』, 『자유청년』, 『토민』이다. 『흑전』과 『자유청년』, 『토민』은 일본에서 활동한 재일조선인 아나키스트 단체인 흑우연맹과 관련이 있으며, 코뮨적 아나키즘을 지향하였다는 유사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중과 농민을 대상으로 계급과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아나키즘 사상에 대한 선전이라는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잡지의 성향은 사상 관련 출판물을 규제하고자 했던 총독부에 의해 통제의 대상이 되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발행된 출판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수입된 출판물에도 총독부는 식민지 조선으로 사상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출판경찰법 개정을 통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였던 것이다. 아나키즘과 같이 정부나 계급,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사상이 자국의 통치 체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작용한 검열의 결과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