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28년부터 1944년 사이 제국 일본 내무성 경보국 도서과에서 작성한 출판 검열 문건인 출판경찰보를 대상으로 하여, 재일조선인 출판물들의 검열 양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에 목적이 있다. 출판경찰보에는 재일조선인 관련 출판물 검열 내역 163종을 포함하여 해외에서 이수입된 출판물 6,232종에 대한 행정처분 사유가 정리되어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가운데 163종의 재일조선인 출판물 검열 내역을 추출하여, 1920년대후반부터 1940년대까지 재일조선인들의 사상 및 출판 활동의 진행 양상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식민지 조선에 이입된 일본의 출판물들의 양상과 그에 대한 검열 현황, 식민지 조선에서 제국 일본에 이입된 출판물들의 양상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검열의 상대적 기준과 현황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드러내는지 확인하였다. 그 결과 식민지의 출판 시장과 사상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통제된 것은 주로 민족주의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이었으며, 역으로 제국 일본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계열과 아나키즘 운동, 기독교 사상 관련 출판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상 통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제국 일본의 입장에서 자국민에 대한 사상 통제의 기준과 식민지민의 통제 기준이 실질적으로는 배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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