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성과/논문

일제강점 말기 경무국 도서과의 활동 방향과 검열의 흐름

인문미래연구소 2022. 12. 26. 13:43

1926년 4월에 신설된 조선총독부 경무국 산하 도서과는 일제강점기의 중심을 거치며 가장 강력하지만 숨겨져 있는 사상 통제의 기관이었다. 1926년부터 식민지 조선의 언론과 출판, 영화와 음반에 이르기까지 사상과 관련한 모든 것들은 도서과의 검열을 통해서만 조선인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고, 그 역할은 일제강점기 중반부터 전시기까지 변함없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선총독부 경무국 산하 도서과의 역할은 제국과 식민지 상황의 변화에 따라 크게 변화양상을 보이는데, 본고에서는 경무국의 기관지인 『경무휘보』에 수록된 ‘도서과 통신’을 통하여 그 업무의 변화와 방향성의 전환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도서과에 대한 연구는 제도와 조직에 대한 것과 도서과가 생산한 검열 문건에 집중된 바 있다. 그러나 1937년 이후 도서과가 1943년 정보과로 통합되어 사라질 때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였다. 본고는 이 시기 도서과의 활동을 확인하기 위하여 『경무휘보』의 ‘도서과통신’을 번역하였고, 이를 분석하여 그 역할과 흐름의 변화에 대하여 확인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기존의 검열과 행정처분을 담당하던 도서과의 역할은 언론과 출판을 검열을 통해 통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상 교육과 언론지도라는 목적으로 확대되었고, 편집과 서술 방향에 이르기까지 확대되고 있었음을 우선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일제강점기 중기부터 그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었던 영화 매체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였고, 중일전쟁 이후에는 검열과 통제를 넘어 선전 영화의 기획과 제작, 배급과 상영이라는 지점까지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