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성과/논문

조해일 장편소설 『겨울여자』의 개작 방향과검열 우회의 의미

인문미래연구소 2022. 1. 6. 13:34

조해일의 『겨울여자』는 1970년대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있으면서도 사회 비판적 시각도 유지하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고가 이 『겨울여자』를 주목한 이유는 조해일이 작가 후기를 통해 밝히고 있는 실정법의 보복을 염두에 둔 ‘안전장치’를 제거하였다는 언급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겨울여자』를 정치우화소설 여부가 아닌, 표면적으로는 대중적 애정소설을 표방하면서도 정치적이거나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은유적 혹은 상징적으로 이면에 숨겨두었는가에 대한 사실여부, 그리고 만일 작가의 말처럼 그 당대적 ‘안전장치’를 제거했을 때 온전한 ‘정치소설’로 기능하는지 여부를 개작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신문연재본 이후 출판된 1~3차 단행본간의 개작양상을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1~2차 단행본인 문학과지성사출판본과 중앙일보사출판본의 개작은 신문연재본의 내용이나 맥락, 의미상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1차 단행본과 2차 단행본 사이에서도 명사의 변형이 주를 이룰 뿐 서로 비슷하게 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3차 단행본인 솔출판사본과 신문연재본의 비교를 통해 ‘안전장치’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반공주의적 ‘안전장치’가 제거되었을 때 오히려 작가의 개작 의도와는 달리 비정치적 ‘이화’ 중심의 대중 연애소설로 귀결되는 결과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