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성과/논문

김유정 소설 〈소낙비〉의 검열과 복원

인문미래연구소 2022. 1. 6. 13:33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한 조선의 출판 검열은 한국 문학사에 수많은 실종 혹은 망실된 작품을 양산했다. 도서과의 설치로 인해 검열 심화기에 해당하는 1920년대부터 1930년대 후반까지의 출판 검열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본고는 이 출판 검열 심화기 시기의 출판 검열 문건인 『조선출판경찰월보』(1928.09-1938.12)를 대상으로 하여 한국 문학사에서 검열에 의해 삭제된 김유정의 〈소낙비〉를 복원하고자 하였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소낙비〉는 『조선일보』에 6회 연재된 소설로 알려졌으나 『조선출판경찰월보』의 행정 처분 기록을 통해 7회 연재분이 검열 후 차압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한국문학 연구에서 다뤄지고 있는 김유정의 〈소낙비〉는 출판경찰에 의해 소설의 후반부가 삭제된 불완전한 작품인 것이다. 이에 검열에 의해 훼손된 김유정의 〈소낙비〉 7회 연재분의 일부를 복원하고, 작품의 실체와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고가 검열 문건을 통해 복원한 소설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매춘을 준비하는 것에서 실제로 실행하는 상황으로 종결 서사가 변화되는데, 조선 농민들이 처한 가혹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에서 인물들이 처한 삶의 현실성과 구조적인 모순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작품이 차압 처분을 받은 근거에는 그 내용의 선정성만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 농촌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이 맥락으로 작품에 투영되어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