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성과/논문

일제강점기 문학 검열의 자의성과 적용 양상 -아동 문학 검열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인문미래연구소 2022. 1. 6. 13:31

본고는 일제강점기 출판 검열의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조선출판경찰월보』, 『경무휘보』, 『불온소년소녀독물역문』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식민지 조선의 출판물에 대한 세부적인 검열 지침이 형성되는 과정과 적용 사례를 확인하였다. 일제강점기 초반 친일 내각에 의해 만들어진 신문지법(1907), 출판법(1909) 등이 검열 기준의 거시적인 시각을 제공하였다면, 본고가 살펴본 문건들에는 검열관들이 거시적인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였고 이를 통하여 새로운 세부 검열 지침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문건들을 살펴본 결과 특히 일제강점기 아동 문학 작품에 대한 검열에는 검열관의 의도적인 자의성, 즉 포괄적이고도 과도한 해석을 통한 식민지민에 대한 사상과 감정 통제가 빈번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1920년대 중반 이후 식민지배 상황에서 태어난 조선인 아동 및 청소년들이 제국의 지배 아래에서 무비판적으로 체제에 순종하도록 만들려는 제국의 기획에 따른 것이다. 검열관들은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상은 물론 감정의 영역에 해당하는 문학적 표현들이나 서술되지 않은 영역까지도 검열과 통제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아동 문학 작품들은 저자의 본래 의도와는 무관하게 검열에 의해 삭제되거나 출판금지 조치를 당해야 했다. 본고는 이 같은 양상을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여 제시하였으며, 향후 검열에 의해 훼손된 식민지 시기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는 데에 중요한 비판적 논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